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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나무
곽재구
너의 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아름다움이 세상을 덮으리라던늙은 러시아 문호의 눈망울이 생각난다맑은 바람결에 너는 짐짓네 빛나는 눈썹 두어 개를 떨구기도 하고누군가 깊게 사랑해 온 사람들을 위해보도 위에 아름다운 연서를 쓰기도 한다신비로워라 잎사귀마다 적힌누군가의 옛추억들 읽어 가고 있노라면사랑은 우리들의 가슴마저 금빛 추억의물이 들게 한다아무도 이 거리에서 다시 절망을노래할 수 없다벗은 가지 위 위태하게 곡예를 하는도롱이집 몇 개때로는 세상을 잘못 읽은 누군가가자기 몫의 도롱이집을 가지 끝에 걸고다시 이 땅위에 불법으로 들어선다 해도수천만 황인족의 얼굴 같은 너의노오란 우산깃 아래 서 있으면희망 또한 불타는 형상으로 우리 가슴에적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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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붉은 색이 아니라 노란색으로도 가슴을 들끓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노래합니다.
이 가을... 궂은 날이지만 희망을 향해 달려가는 기관차처럼 힘찬 한 주 여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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