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관리자 | 등록일 | 2012-11-29 17:07:50 | 조회수 | 1309 |
1623년 인조(계해) 반정으로 쫓겨난 광해군. 조선시대 내내 혼군(昏君)으로 불렸던 그. 그러나 20세기 들어 광해군은 실용주의 외교로
백성들에게 은택을 입힌 택민(澤民) 군주로 재평가됐다. 그런데 그 기원은 놀랍게도 식민지 시대 조선사편수회의 간사였던 일본인 학자 이나바
이와키치로, 그를 통해 광해군은 20세기 화려하게 부활하며 지금껏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오항녕 전주대학교 역사문화학과
교수가 펴낸 ‘광해군-그 위험한 거울(출판사 너머북스)’은 이렇게 화려하게 부활한 광해군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다. 조선의 15대 임금 광해군과
그의 시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진실이 담긴 이야기다. 광해군 시대를 이해하는 데 가장 기초적인 자료인 ‘광해군일기’에 대한 검토를
통해 독자들이 안심하고 논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본문은 조선 제15대 임금 광해군과 그의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
전모를 크게 3시기로 나누어 광해군 시대에 접근한다. 특히 광해군의 일관된 근대주의 역사관에 대한 비판과 ‘객관적 조건, 목적의식, 우연’이라는
역사를 만드는 세 가지 요소에 주목해 광해군의 시대를 읽어 냈다. 이를 통해 저자는 광해군이 즉위했던 15년의 세월은 민생 회복, 사회 통합,
재정 확보, 군비 확충, 문화 발전 등 어느 하나 제대로 이룬 것이 없는 잃어버린 시간이라 결론지으며, 역사 이해의 증대를 통해 실패한 역사를
또다시 반복하지 말 것을 역설하고 있다.
저자는 지난 100년 동안 추켜세워졌던 광해군에 대해 “그는 본보기가 될 거울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망칠 위험한 거울이다”며 “이 책은 21세기 초입에 시도하는 광해군에 대한 새로운 반정이다”고 소개했다.
저자인
오항녕 교수는 고려대학교 사학과 대학원에서 조선시대 사관제도를 연구해 박사학위를 받았고, 지곡서당(태동고전연구소)에서 사서삼경 등 한학을
공부했다. 국가기록원 팀장을 거쳐, 지금은 전주대학교 언어문화학부 교수로 있고, 연구공동체 ‘수유+너머’에서 고전 강좌, 역사학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한국사관제도성립사’, ‘조선초기 성리학과 역사학’, ‘연주 선조실록수정청의궤’와 조선시대를 새롭게 읽는 관점을
제시해 큰 화제가 된 ‘조선의 힘’ 등이 있다.
송민애기자 say2381@domin.co.kr